국내 가정용 김치 시장의 대표주자인 대상FNF와 CJ제일제당이 김치제조 특허를 두고 벌인 소송전에서 법원이 CJ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홍이표 부장판사)는 1일 '종가집 김치'를 제조 판매하는 대상FNF가 '하선정 김치'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10월 대상FNF는 CJ제일제당이 '알파화 전분' 등 2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대상FNF 측은 "전분을 끓이지 않고 김치 양념에 같이 넣어 김치의 윤기와 맛을 개선하는 알파화 전분(찹쌀풀) 기술을 개발해 2006년 특허 등록하고 사용해왔다"며 "특허를 침해해 만든 김치를 전량 폐기하고 피해에 대해 2억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CJ 측은 "알파화 전분은 특허 발명 출원 전 이미 식품업계에 널리 알려진 물질이므로 이 특허발명은 무효이며 이런 손해배상 청구는 권리 남용"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양측의 공방에 대해 법원은 CJ제일제당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알파화 전분은 이미 원고의 특허발명 출원 전에 널리 알려진 물질로 신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또 '끓이지 않고 김치 제조에 첨가하는 기술' 역시 통상의 기술라면 추가적인 기술적 창작이나 노력 없이도 비교적 쉽게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실제 대상FNF가 출원한 특허는 6월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심판을 받았다. 대상 측이 특허 사항 일부를 변경해 재청구를 했으므로 추가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특허 구성에 추가한 부분도 기존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다시 무효 판정을 받을 것이 명백하다"며 "특허가 무효가 될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돼 허용되지 않는다"며 대상FNF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