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평범하게 살면 그만인데…”

“평범하게 살면 그만인데.”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음이 매우 착잡한 것 같다. 노 대통령은 23일 청해대로 떠나기 직전, 교정대상 수상자 초청 오찬 자리에서 “평범 하게 살면 그만인데, 남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그들이) 고마워 하지 않고 트집을 잡으면서 배신하는 경우 어떻게 이겨나가는지 궁금하다”며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드러내는 듯한 말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에 들어 와 보니 자유가 없다”며 “가끔 감옥살이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려운 조건에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교정인들의 상황에 빗대어 자신의 처지를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는 지난 21일의 언급이 일으킨 파문이 아직 가라 앉지 않은 상태에서 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평범한 변호사 생활을 버리고 소외계층을 위해 살아 온 노 대통령이 노동계, 교육계 등이 집단행동을 계속하자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노 대통령은 “쏟은 정성이 효과 없음으로 돌아올 때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는 점을 모두에게 질문으로 던져 본다”는 말을 끝으로 오찬장을 떠난 후 휴가지로 향했다. 노 대통령은 2박 3일간 휴식을 취한 뒤 25일 오후 청와대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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