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명 재벌가 부회장과 건설회사 사장이 옆집에 살면서 담벼락 위치를 놓고 1년여에 걸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Y건설 L사장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소재 자택을 재건축하면서 옆집 L그룹 S부회장의 집과 경계에 있는 담벼락을 허물게 된 것. S부회장측은 이의를 제기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그러자 L사장측은 담의 신축비용은 자신이 부담하겠으나 담의 위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반붕괴 등으로 인해 담이 원래 지적도상의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집 쪽으로 물러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무너지기 전 담의 위치를 고수하는 S부회장측과 지적도에 따른 위치에 새로 지어야 한다는 L사장측은 급기야 인부들을 불러 공사에 나섰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S부회장은 L사장을 재물손괴죄로 검찰에 고소하고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과 손해배상소송도 냈으며 L사장측도 무고죄로 S부회장을 고소하는 등 맞고소 상태에 이르렀다.
법정 공방에서는 L사장측이 앞서고 있다. 재물손괴죄에 대해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며 공사금지 가처분신청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해배상소송에서는 1심에서 L사장측이 승소하자 S부회장측이 항소한 상태. 이외에 L사장이 S부회장을 ‘무고죄’로 고소한 사건이 남아 있다.
그러나 S부회장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는데다 조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두 회장 사이의 법적 공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