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대표 리더십 위기

김용갑 의원 윤리위 징계문제에 발목
"대리처벌 요청은 미봉책" 이명박계·소장파등 비판
"인명진 영입 동의가 잘못" 박근혜 진영도 불만 토로

유력 대선주자들의 틈바구니에서 ‘관리형 대표’로 활동하고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의 김용갑 의원 징계문제 처리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과 소장파 등 주요 당내 계파들이 일제히 강 대표를 지목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비난의 화살은 재야출신인 인명진 윤리위원장 체제를 가동시킨 강 대표 자신에게 몰리는 형국이다. 이 전 시장측과 소장파는 강 대표가 전날 김 의원 대신 사회봉사활동을 대신하겠다며 ‘대리 처벌 요청’을 한 것에 대해 “당 개혁에 역행하는 미봉책”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이 전 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최고위원은 “김용갑 의원의 해당 행위에 대해 윤리위에 넘어간 문제는 윤리위에 맡겨야지 대표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강 대표 스스로의 참정치 주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이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의원들의 유ㆍ불리만 따져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소장파 리더격인 남경필 의원도 이날 회견에서 “당 대표가 윤리위 결정 과정에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은 그간 그의 참정치 주장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윤리위의 소신을 보장해야 할 대표가 오히려 선처를 호소한 것은 ‘구렁이 담 넘어가기’식 일 처리”라고 공격했다. 강 대표 체제의 ‘최대 주주’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도 강 대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있다. 박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인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박 대표계 인사들을 징계하려고 하는데 처음부터 그의 영입에 동의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이번에 대신 처벌 받겠다고 나서면 다음번엔 대표직을 내놓겠다고 할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재완 대표비서실장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고, 그래서 강 대표가 나선 것”이라며 “강 대표는 예정대로 이번주 말 창녕 지역에서 봉사활동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월 김용갑 의원이 창녕군수 재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자 외부 영입인사인 인명진 위원장이 강력 징계를 추진하면서 두 사람뿐만 아니라 각 대선 캠프들 사이에서도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27일 강 대표는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김 의원 대신 지역 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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