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연합(EU)를 상대로 벌인 하이닉스 D램 분쟁에서 부분 승소를 거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제네바의 통상 소식통들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조정패널은 한국이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를 제소한 사안과 관련한 잠정 판정보고서를 통해 하이닉스구조조정의 일부는 보조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다.
일부 구조조정이 보조금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정은 이 부분에서 EU측이 부과한 상계관세가 부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지난 2003년 8월 EU의 상계관세조치를 WTO에 제소했으며 지난해 1월에 이를 심의할 패널 설치가 결정됐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문제가 된 5개 구조조정 조치 가운데 일부는 EU측의 주장을인정,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EU측의 산업 피해도 인정해 한.미 D램 분쟁보다는 한국측에 다소 불리한 판정이 내려진 셈이라고 전했다.
이번 분쟁은 하이닉스 D램 문제를 둘러싼 한.미 분쟁과 성격이 같은 사안으로,앞서 WTO분쟁조정 패널은 하이닉스에 대한 정부와 유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거의모두가 보조금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한국측에 단연 유리한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소식통들은 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을 하나로 묶어 상계관세 부과의 근거로삼은 반면 EU측은 `보조금'을 5개로 분리한 것이 차이점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한.
미 D램 분쟁과는 다른 판정이 나온 것으로 풀이했다.
잠정 판정 보고서는 당사국에게만 배포됐으며 비공개가 원칙으로, 한국과 EU양측은 잠정판정 내용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향후 30일 뒤에 확정 판정보고서가 나올 예정이지만 예비판정의 큰 줄기는 거의 변경되는 일이 없다.
이번 판정은 상소 가능성이 남아있고 상소심 결과가 나온 뒤에도 판정 이행 기간을 요구할 수 있어 실제 일부 승소한 부분에서 상계관세 조치가 시정되는 시기는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양측의 상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