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총부채 과연 얼마

최태원 SK회장의 법원 공판과정에서 불거진 SK글로벌의 해외법인 부실채무 3조4,000억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논점은 기존의 채무 규모에 변동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추가 부실이 발생하는 것인지 여부다. SK측은 현재 “시점의 차이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해명하는 반면 채권단을 비롯한 재계 주변에선 “1년 사이 1조원 가량의 채무를 상환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란 시각이다. ◇3조4,000억원 정체= SK그룹 관계자는 22일 채권단 긴급운영위원회에 참석, 3조4,000억원은 이미 알려진 SK글로벌의 총부채(8조5,000억원)에 포함된 것이며 추가부실이나 부채규모가 확대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SK는 또 문덕규 SK글로벌 전무(전 재무지원실장)가 법정에서 진술한 3조4,000억원은 2001년 말 기준 수치로 지난해 8,000억원의 부실을 털어내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생길 부실 규모는 이미 밝힌 2조4,000억원에서 변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K글로벌이 1년 사이에 8,000억원의 채무를 상환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종합상사의 특성상 1년 사이 8,000억원의 채무를 털어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사실상 SK글로벌의 추가부실이 1조원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또 “문 상무가 진술한 금액은 아마도 SK가 자체 파악하고 있는 부실 기준금액일 것”이라고 이해했다. SK가 2001년말 현재 글로벌의 해외부실규모를 3조4,000억원 가량으로 파악해 놓았다는 얘기다. ◇총부실 규모는= SK글로벌의 정확한 부채 및 부실규모는 역시 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SK측의 해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SK글로벌이 이미 밝힌 총채무 8조5,000억원을 놓고 계산할 때 현재까지 자본잠식(부실) 규모가 2조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SK글로벌은 현재 2,000억원의 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으며 총 부채 가운데 해외법인 지급보증액 2조4,000억원은 회수가 어려워 사실상 부실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회계 실사를 통해 드러날 부실규모 `알파`를 보태면 SK글로벌의 총 부실규모가 확정된다. 반면 채권단의 예측대로 8,000억원가량의 추가부실이 확인되면 SK글로벌의 총 부실규모는 `3조4,000억원 + 알파`가 된다. <김영기,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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