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일이 무한하지 않다는 걸 이곳 사람들이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플랜트 수요는 조만간 살아날 것입니다." 황해진 두산중공업 중동지역장은 지금의 중동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중동 지역 수주 마케팅 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황 지역장은 아직은 중동의 열기가 식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언제든 전력과 담수 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지역장은 "지난해 4ㆍ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동 각국이 전력과 물 수급 계획을 재점검하는 단계"라면서 "그러나 매년 전력 사용량이 10~1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아직은 잠재수요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지역장에 따르면 오일머니가 무한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중동 사람들의 인식은 명확하다. 산업개발을 서둘러 원유가 떨어지기 전에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UAE의 아부다비,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을 지배하고 있다. 산업화에 가장 먼저 필요한 인프라는 바로 전력과 물이기 때문에 관련 프로젝트가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황 지역장은 발전 및 담수화 설비에서 한국 업체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비결에 대해 "오랜 경험과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두산중공업은 중동에 진출한 지 30년이 넘었고 그동안 주요 발주처 및 해외 파트너 회사와 신뢰를 쌓았다"면서 "이와 함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이 한국 업체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중동의 주요 발주처에서 '자동적'으로 초청대상자 리스트에 올라가곤 한다. 황 지역장은 "기술력은 어디서든 자신 있다"면서 "발주처가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제공하고 매끄러운 운영을 보장하며 가격도 저렴한 플랜트를 짓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중동의 시장성은 앞으로도 무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산유국이지만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개발 속도가 늦은 이란과 이라크야말로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비산유국인 예멘 등도 현재 금융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서구자본이 들어오는 대로 발전 플랜트 등을 건설하는 개발사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 지역장은 "두산중공업 연간 매출 10조원 중 30~40%가 중동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러시아 등도 유망하며 세계 곳곳의 안정적인 시장을 찾아 꾸준한 수주전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