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국 재계를 이끌어갈 10대 그룹 브레인들의 올해 경영구상은 무엇일까.
이들은 올 경영 환경이 어느 해보다 불확실하다는데 공감한다. 미국의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 외생변수에 새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라는 내생변수까지 혼재된데 따른 것이다. 브레인들은 다만 이런 위기의 상황을 기회의 또 다른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삼성ㆍLGㆍSK 등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빅3` 브레인들은 모두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차세대 사업 발굴을 올해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꼽았다. 핵심 사업부분에 시설투자를 과감히 늘리고, 차세대 사업군을 발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대거 늘린데서 이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계미년(癸未年) 새해를 맞아 10대 그룹 브레인들의 경영전략을 2회에 걸쳐 알아 본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2003년은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경영환경이 예상된다.
이런 환경 아래서 삼성은 진정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경영방침으로 `글로벌 경쟁력확보`을 2년 연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10대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계열사별 특성에 맞춰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첫번째 실천 과제는 `세계 1등 제품의 확대 및 1등 경쟁력 확보`로 정했다. 1등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현재 17개인 세계 1등 제품을 오는 2005년에는 30개로 늘릴 방침이다. 또 `유망 신사업의 적극적 발굴 및 육성`을 통해 전 계열사들이 앞으로 5~10년후 먹고 살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시장에서 휴대폰의 성공사례를 거울삼아 휴대폰ㆍ반도체ㆍ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등에서 `고급 제품 중심의 고부가가치화`를 확대하는 한편 연구개발(R&D)투자비의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미래기술 및 유망사업분야에 대한 R&D`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각지의 광고대행사를 활용,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오는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및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식 스폰서 참여 등 스포츠 마케팅을통해 브랜드ㆍ 디자인 등 소트프 경쟁력의 지속적인 확충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핵심 인재 확보 및 육성을 위해 올해 1,000명 이상의 석ㆍ박사 인력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인 국ㆍ내외 인재발굴과 산학협력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세계 3대축(미주ㆍ유럽ㆍ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고객 및 시장지향적 경영체질 강화
▲상시ㆍ지속적 구조조정 체제 유지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상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장
올해 LG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미래승부사업과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선행투자를 과감히 추진, `1등 LG`달성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투자의 경우 양대 주력사업분야인 화학과 전자부문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엔진이자 사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R&D)투자에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화학부문에서는 2차전지ㆍ첨단 디스플레이소재 등 정보전자소재사업과 신약개발 등 생명과학분야, 전자부문에서는 디지털TVㆍPDPㆍLCD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및 차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 승부사업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출시장 다변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에서 석유화학ㆍ휴대폰ㆍ디지털 가전 등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R&D 현지화를 통해 중국내 글로벌 브랜드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화학부문은 상하이에 설립한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직판 체제를 구축해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또 광둥성에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법인도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가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3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체제가 본격 출범하는 것을 계기로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 `1등 LG`달성을 가속화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창근 SK 구조조정본부장
2003년은 어느 해 보다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다. 연초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핵문제 역시 해법이 만만치 않고 미국의 경기전망도 불투명하다. 이 같은 외부환경을 능동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SK는 올 해를 이미 제시한 `3대 생존조건(
▲사업모델 경쟁력 확보
▲글로벌 수준의 운영효율성 개선
▲경제적 부가가치 플러스)`을 달성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특히 운영효율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수준으로 끌어올려 수익 안정성을 도모하고, 임직원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생각이다. 운영효율성 극대화는 사실 기업경영의 기본이지만, 이 원칙에만 충실해도 20%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SK는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SK의 전임직원에게 2003년은 그동안의 모든 관행을 되돌아 보는 해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각 사별로 마련한 중장기 미래 경영계획인 `투비(To-Be)모델`을 시행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
투자에 있어선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안정성장을 담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룹의 주력인 정보기술부문은 기술진보가 빠르고 신규사업의 기회가 많아 가능한 많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방침이다.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정보통신
▲신소재 및 정밀화학
▲생명과학 등에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한편 중국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 마디로 SK의 2003년 경영 핵심은 부실 혹은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과거 지향적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미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면서 시장에 적합한 기업모델을 만들어 가는 `미래지향적 구조조정`을 펼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 시장의 믿음을 쌓아가겠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