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시장 2차대전 이후 최악

작년 258만개 일자리 사라지고 11·12월 두달 연속 해고 50만명 넘어
12월 실업률 7.2%로 16년만에 최고

지난해 12월 미국 고용시장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7.2%를 기록해 16년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고 미국 노동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실업률은 지난해 11월(6.7%)보다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당초 월가의 전망치인 7%를 웃도는 것이어서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고용시장의 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한해 동안 258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악의 실업사태를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해고된 노동자는 52만4,000명으로 11월(53만 3,000명)에 이어 두달 연속 50만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올해에 고용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미국의 실업률이 10%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올 들어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메이시가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상징인 IBM과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가 수만명에 이르는 감원을 발표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고용시장에 경고 등이 켜진 상태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침체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하고 있는 7,7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이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는 전날 조지메이슨대의 연설에서 “점차 악화되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실업률이 두자릿수로 치닫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하며 의회에 조속한 승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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