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은 매장량이 풍부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우수한 발전용 연료로 꼽힌다. 연료의 수급 측면에서 본다면 원자력발전소의 연료인 우라늄 다음으로 공급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석탄발전은 온실가스를 너무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석탄을 활용한 친환경 발전 기술인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이 미래 발전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IGCC는 석탄을 고온ㆍ고압하에서 가스화해 일산화탄소(CO), 수소(H2)가 주성분인 가스를 제조ㆍ정제한 후 가스터빈 및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발전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도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30∼50%에 불과해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과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
앞으로 기후변화협약 등 환경규제 강화와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 노후 석탄발전설비 대체 수요 등으로 IGCC 시장은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250GW(약 8,30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석탄을 활용한 친환경 발전 기술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GCC 개발은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해 상용화가 어렵고 이미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벌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IGCC 플랜트를 운영하는 미국과 중국 등은 정부 지원 속에 IGCC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 아래 IGCC 분야에 서부발전이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서부발전은 한국형 300㎿급 IGCC 실증 플랜트 사업을 충남 태안에서 국내 최초로 추진하고 있다.
서부발전이 총괄 주관을 맡고 발전5사를 비롯해 두산중공업ㆍ현대중공업 등 민간기업과 고등기술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주요 대학 등 20개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모두 1조3,760억원이 투입된다. 2015년 준공 뒤 2016년 7월까지 실증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실증 플랜트가 무사히 완공되면 앞으로 남은 숙제는 IGCC를 안정적으로 설계ㆍ운영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확보하고 설비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형 원전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형 IGCC' 기술이 확보되면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신흥국 에너지시장에 고부가가치의 플랜트 설계기술은 물론 석탄가스화기 및 정제설비 등 관련 플랜트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
서부발전의 한 관계자는 "IGCC 발전은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기술이라 기존 미분탄 발전 방식에 비해 설비가 복잡하고 시운전 및 초기에 운영상 여러 가지 어려움도 예상된다"며 "이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바탕으로 한국형 IGCC 설계기술을 확보하면 2017년 영남, 2019년 군장에 건설될 예정인 IGCC 플랜트 건설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