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5주년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중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단독으로 면담한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7시 20분 북한 고위층들의 전용 연회장인 평양 서성동의목란관에서 정부 대표단과 함께 김 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별도로 단독 면담할 예정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 대표단과 김영남 위원장의 면담이 40분 가량 이뤄질 것"이라며 "이 시간에 두 사람간 단독 면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될 정 장관과 김영남 위원장간의 단독 면담에서는 핵 포기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ㆍ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한미정상회담의 메시지 등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준수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 경우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 장관과 김영남 위원장간의 대화 내용에 따라 정 장관이 이날 오후 늦게나 17일 귀환길에 오르기 전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대표단과 김영남 위원장간 면담은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 영남 위원장이 환송만찬을 개최하겠다고 희망함에 따라 오후로 늦춰졌다.
민간 대표단은 당국 대표단에 앞서 이날 오전 북측의 초청에 따라 만수대의사당을 찾아 김영남 위원장을 예방, 6.15 공동선언 5주년의 의미와 한반도 상황, 남북한협력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김영남 위원장은 20여분간 환담을 하면서 "여러분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낙심하지 않고 통일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왔기 때문에 통일대축전이 대성황 속에 진행됐다고 생각한다"며 "6ㆍ15 북남 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최우선적인 지위에 올려놓고 이를 반대하는 시도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고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험담을 퍼붓는 등 미국이 우리를 정치.경제.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압력을가하고 있지만 조금도 끄떡하지 않고 경제건설을 다그쳐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백낙청 남측 준비위 상임대표와 박용길.법장 명예대표, 한명숙, 장영달, 원희룡 의원 등 의전단 16명과 취재진 4명 등이 참석했다.
한편 정부 대표단은 오전에 작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덕흥벽화무덤과 강서세무덤 등 고구려 고분을, 민간 대표단은 고(故)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와 만수대창작사 등을 각각 참관했다.
남북 정부 및 민간대표단은 오후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되는 통일대축전 폐막식에 참석, 6.15선언의 이행 의지를 다진다.
(평양=공동취재단) 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