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카셰어링, ICT컨버전스 대표주자

김상철 그린카 이사


영국의 산업혁명은 18세기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좀 더 편리한 삶을 누리려는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종 산업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은 끊임이 없다. 즉 '컨버전스'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과 자동차산업이 만나 '카셰어링(car sharing)'으로 발전하고 있다. 카셰어링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30분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초기에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자태그(RFID) 방식의 회원카드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차량을 조회·예약하고 자신의 사용 정보와 이용료까지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스마트키처럼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문을 잠그거나 열면 된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철저히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무선통신과 RFID, 차량관제 플랫폼, 모바일 앱 등 최첨단 ICT의 유기적인 결합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덕분에 차가 없는 이들도 필요할 때 저렴하게 빌려 쓸 수 있다. 과학기술 발전이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다산 정약용의 기예론(技藝論)이 21세기의 한국에서 살아 숨쉬는 셈이다.

여기에 2008년 이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개념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ICT의 발전과 함께 이 같은 인식의 변화가 더해지면서 자동차에도 필요한 만큼 소비하고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인천시·수원시 등 여러 지자체가 편의성과 복지증진·환경보호를 위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친환경교통정책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ICT 강국의 수도인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갖춰나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가까운 주차장의 카셰어링 자동차로 외근을 다녀오고 장을 보고 즐거운 드라이브를 떠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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