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 실질 국민소득의 증가세가 0.5%에 그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9%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경제성장만큼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늘지 않는다는 의미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4분기(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4분기에도 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지면 올해가 더 낮다.

실질 GNI가 낮게 나온 것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질 GNI는 실질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손실과 국외순수취요소소득(우리 국민이 국외에서 번 소득-국내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지난해 4·4분기 3조5,000억원에서 지난 1·4분기에는 2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실질 GNI는 주로 교역조건이 영향을 주는데 이번에는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더 큰 영향을 줬다"며 "국내 기업이 해외투자한 기업에서 받는 배당, 이자소득이 전 분기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0.9%로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제조업은 석유제품·금속제품·전기 및 전자기기 등이 늘며 2.2% 성장했다. 건설업(1.2%), 서비스업(0.6%) 등도 늘었다. 반면 농림어업은 4.4% 감소했다.

저축률은 35.1%로 전 분기(34.4%)까지 3분기째 이어지던 제자리걸음을 멈추고 0.7%포인트나 뛰어올랐다. 국내 총투자율은 28.9%로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 내리며 한 분기 만에 다시 꺾였다. 반면 국외 투자율은 5.9%로 전기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