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민순(오른쪽)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인 23명의 아프가니스탄 피랍 관련 통일외교-국방위 연석회의에 참석,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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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7일째를 맞은 25일 우리 정부는 납치단체 측의 언론을 통한 심리전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납치단체 측이 심리전을 통해 자신들의 협상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유리한 입장에서 아프간 정부와 교섭하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아프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들의 귀환을 위해 현재 아프간 당국과 무장단체 간 접촉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혀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요구조건 제시’설이나 ‘피랍자-포로 맞교환’설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인 23명을 인질로 억류 중인 탈레반 측이 언론을 통해 피랍자 선별 석방 용의 등을 시사하며 국면을 흔들고 있지만 정부가 이에 말리지 않으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탈레반 사령관을 자처하는 압둘라는 현지시간 24일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붙잡고 있는 탈레반 포로 8명을 풀어줄 경우 한국인 8명을 풀어줄 용의가 있다며 ‘맞교환’ 의사를 내비쳤다. 또 무장세력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 석방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혀 교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처럼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상황에 대해 미묘한 현 교섭 상황을 감안한 듯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여러 경로를 통해 흘러나오는 탈레반 측의 주장이 언론을 활용한 고도의 심리전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납치단체 측의 본심을 파악한 뒤 그에 맞는 대응책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탈레반 측의 심리전 가능성을 감안한 듯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관련이 없는 측에서 여러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그들은 문제해결에 있어 어떠한 책임이나 의무도 지지 않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사람들의 여러 평가나 분석보도는 객관적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