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돼 전국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울산 남구청의 '고래관광'에 정작 '고래'가 빠져 관광객의 원성을 사고 있다.
2일 남구청에 따르면 올해 고래바다여행선이 출항한 횟수는 총 22차례다. 현재까지 총 2,400여명의 관람객이 고래바다여행선을 이용했으나 고래를 직접 본 경우는 겨우 3차례(13%)에 불과하다. 고래는 지난 5월10일 이후부터 고래관광 운항 코스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남구청이 고래를 발견한 어민에게 20만원의 포상금까지 내걸었지만 실효를 못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날씨가 추워진 탓에 해수의 온도가 낮아 고래의 먹잇감인 멸치어군이 울산 앞바다에 형성되지 않아 고래떼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고래관광을 위해 울산을 찾았지만 고래는 보지 못하고 교통비 등 제반 비용과 적지 않은 입장료(성인 1인당 2만5,000원)만 날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구청은 일종의 보상차원에서 고래를 못 본 관광객에게 장생포고래박물관 무료입장과 고래생태체험관의 입장료 4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부산에서 고래를 보기 위해 울산을 찾은 이지은(41)씨는 "고래를 못 봐서 박물관과 생태체험관에 가기는 했지만 그저 돌고래 공연을 보러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불만에 대해 남구청은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관광객의 불만은 잘 알고 있다"며 "대안으로 제시할 만한 다른 방안을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어 그저 갑갑할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