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사회생태학자'를 자처했던 작가이자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이미 지난 2005년 향년 96세로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사후 8년을 넘어가는 지금에도 그의 경영에 대한 혜안은 여전히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한다. 그는 민영화와 분권화, 일본 경제의 발전, 마케팅의 중요성, 정보화사회의 등장, 평생교육의 필요성 등 20세기 후반의 많은 변화들을 예측했다. 특히 54년 전인 1959년에는 '지식 노동자'라는 개념을 고안했고, 만년까지 다음 세대 경영에서 지식 노동의 생산성에 대해 천착했다.
피터 드러커는 이 책에서 경영자는 사회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플레이션으로부터 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구조조정과 체계적인 자금관리, 단기적인 경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비즈니스 성과에 있어서 무작정 수익만을 얘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자금ㆍ인사ㆍ혁신ㆍ사업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성장전략에 있어서는 어디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보다, 먼저 무엇을 버릴 것인지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성장에 불필요한 것, 시대에 뒤떨어진 것, 비생산적인 것을 체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특히 그는 '경영은 곧 사람에 관한 것'이라는 철학을 잘 보여준다. 협력을 통해 사람들이 성과를 달성하고, 개개인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발현시키는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말한다. 더불어 비스마르크 시대에 고안된 65세 정년제도의 비효율성을 꼬집고, 이 때문에 늘어나는 청년층의 부담도 여실히 드러낸다. 또 기업 경영자의 월급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자와 일정비율로 고정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가장 급진적이면서도 가장 필요한 혁신은, 경영자들이 받는 임금 최고수준을 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저수준과 일정 배율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 중소기업의 경우는 15대1, 대기업은 25대1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1982년 개정판을 번역한 이 책은 50권이 넘는 그의 저서들 중에서도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책이다. 그간 작가의 명성에 기대어 경쟁적으로 저서들이 출간됐지만, 일반인들도 아우르는 '사회생태학자'로서의 면모가 강한 책들은 소외됐기 때문이다. 더러는 이미 너무 많이 알려져 낡고 구태의연하게 들리지만, 시장에 대한 안목과 핵심을 짚어가는 논의는 개정된 지 30년이 넘은 현재에도 귀담아 들을 부분이 많다.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