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환율 900원 되면 성장률 4%"

환율 960원, 유가 58~68달러 가능성 가장 높아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900원선까지 떨어지면 경제성장률도 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연평균 환율과 국제유가(두바이유)가 각각 960원, 58∼68달러를 기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기존 성장률 전망치인 4.8%를 유지했다. 연구소는 10일 '대외불안 요인과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연평균 900선에 이르면 성장률이 지난해 수준인 4.0%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민간소비 위축 등을 걱정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일본과 유럽은 올해각각 예상보다 많은 2, 3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위안화가 10% 절상되거나 '제2 플라자합의' 논의가 본격화되면 급격한 달러 약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900원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이 경우 올해 경상수지는 4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란 핵문제가 군사적 충돌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극단적 양상으로 치달아 유가가 연평균 78달러를 웃돌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960원선을 지키더라도 성장률은 2% 안팎까지 떨어지는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그러나 연구소는 "이미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한데다 원화절상에 따른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나타나면서 점차 원.달러 환율하락 압력은 약해질 것"이라며 연평균 환율 960원선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유가도 물가상승률과 석유소비 의존도 등을 고려한 실질실효가격 기준으로 과거1, 2차 오일쇼크 당시보다는 낮은 상태인만큼 아직까지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수준이라고 연구소는 진단했다. 또 연구소는 향후 예상되는 각국의 비축유 방출과 유가 상승에 따른 원유 수요증가세 둔화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유가 급등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관점에서는 두바이유 기준 연평균 유가가 70달러선을 넘어서면 미국의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본격적 경기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발생 확률은 낮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방안을 강구하고 기업과 소비 심리가 악화되지 않도록 대내외 위험 관리와 경기 회복세 유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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