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따기' 취업전선

올 사법연수 수료자 44% "아직도 미취업"
월100만원 행정인턴 경쟁률 최고 70대1

13일 수료식을 갖는 사법연수원생의 미취업률이 44%로 지난해보다 8%포인트 높아지고 중앙부처 행정인턴 경쟁률이 최고 70대1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가 국내 실물경제에 바이러스처럼 전염되면서 젊은이들이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 사법연수생 올해 법조인이 되는 사법연수생 수료생 중 44%가 미취업자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로 법무법인(로펌)이나 기업들이 신규 변호사 채용을 잇따라 축소한데다 개인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려 해도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13일 수료하는 연수원 38기생 975명 중 군에 입대한 188명을 제외한 취업대상자 787명 가운데 347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37기 연수생 미취업자 280명보다 67명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취업대상자 대비 미취업자비율은 지난해 36%에서 올해 44.1%로 크게 상승했다. 연수생의 미취업비율이 급증한 것은 경기침체 여파로 로펌과 기업들이 인건비 축소 등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신입 변호사 채용을 크게 줄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펌 취업자는 지난해 199명에서 올해 153명으로 40명 이상 감소했다. 기업 사내변호사도 20명 이상 채용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3명의 신입 변호사를 채용했던 정부 등 국가기관도 올해 공무원 채용 동결 방침에 따라 불가피한 최소인원인 10명만 채용하기로 했다. 연수원 측은 “로펌과 기업으로의 취업이 축소되면서 미취업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취업난 속에서도 여풍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됐다. 연수생들이 선호하는 법관 및 검사 지원자 200명 중 여성 지원자가 135명을 차지해 남성(65명)을 압도했다. 한편 이번 수료식에서는 평균 평점 4.3 만점을 받은 정현희(26ㆍ여)씨가 대법원장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법조인 자제로는 차한성 대법관의 아들 호동씨, 이상훈 제주지법원장의 아들 화송씨 등 8명이 수료장을 받는다. ◇ 정부 행정인턴 경기침체로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행정기관에서 월 100만원가량을 받으면서 최장 11개월간 근무할 수 있는 ‘대졸자 행정인턴’이 인기를 끌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행정기관에서 올해 총 5,282명의 행정인턴을 채용하기로 하고 부처별로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지난 9일 현재 2,810명 모집에 2만448명이 몰려 평균 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12일 밝혔다. 부처별로는 여성부가 3명 모집에 210명이 몰려 70대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국무총리실은 8명 모집에 484명이 몰려 60.5대1, 금융위원회는 59.7대1, 국민권익위원회는 46대1, 감사원은 34.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국토해양부는 118명 채용에 297명이 지원해 2.5대1, 경찰청은 3.3대1,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중소기업청은 3.7대1 등 비교적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부처별ㆍ업무별로 차이가 나지만 취업난을 반영해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편”이라며 “행정인턴 제도의 내실화를 위한 정책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6개월 또는 1,000시간 이상 근무한 행정인턴 중 근무실적 우수자(10% 이내)에 대해서는 각 부처 장관이 입사추천서를 발급해주도록 하는 ‘중앙행정기관 행정인턴십 내실화 지침’을 마련해 각 부처에 통보했다. 지침은 인턴이 책임감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고유업무를 부여하고 새로운 정책과제 공모, 중앙공무원교육원 사이버교육센터 등을 활용한 직무역량 교육과 민간위탁 어학교육 등을 통해 직무수행 능력과 취업경쟁력 배양을 지원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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