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3대 비급여 개선책은 환자들에게 막대한 비용부담을 안겨주는 비급여 진료항목을 건강보험제도 안으로 끌어들여 전체 건보 가입자가 분담하게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매년 1%대씩의 건보료 인상이 예상되는데 정부는 건보료 부과체계를 바로잡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인상률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가 11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3대 비급여 개선안이 본격 시행되면 병원들의 재정악화가 불가피하다. 지난 2012년 기준 선택진료비 1조3,000억원, 상급병실료 1조원 등 최소 2조3,000억원의 수익원을 잃는 셈이기 때문이다.
선택진료의 경우 당장 올 하반기부터 진료항목별 가산율이 20~100%에서 15~50%로 낮춰지면서 선택진료비 금액이 평균 35% 줄어들며 선택진료 의사 비율은 현재 병원별 80%에서 오는 2015년 진료과목별 65%, 2016년 30%로 낮춰진다.
4인실도 일반병실에 포함되고 상급종합병원 병실의 70%까지 일반병상으로 바뀌면 병원 입장에서는 일부 2인실까지도 일반병실료만 받아야 한다.
정부는 병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건보수가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장 올해 중 고도의 전문적인 수술이나 처치, 기능검사 등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고 중증환자 의료서비스 수가 조정을 통해 모두 5,100억원 규모의 수가를 올려줄 방침이다.
내년에는 환자의 감염·안전관리를 강화한 병원에 대해 수가를 높게 책정하고 상급병원과 중소병원 간 자기 역할에 맞는 진료를 하기 위해 환자를 보내고 받는 등 협력을 강화하는 데 대한 수가도 새로 만든다.
병실의 경우 4인실 입원비용의 수가를 6인실의 160%로 설계해 4인실을 운영하더라도 병원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하고 중환자실과 무균치료실·신생아실 등 특수병상의 수가를 50~70% 올릴 계획이다.
수가가 오르면 그만큼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줘야 할 돈이 늘고 환자의 본인부담금도 함께 증가한다. 3대 비급여로 집중된 개인 부담을 전체 건보 가입자가 나누는 셈인데 2014~2017년간 필요한 예산만도 4조5,540억원(누적)에 이른다. 계산대로라면 내년부터 건보료는 1%씩 올라야 한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보험료 부과기반을 넓히고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관리 등을 통해 최대한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올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 제도를 전면 시행해 가벼운 치매 환자 약 5만명에게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매환자 가족이 2~3일간 환자를 단기보호시설에 맡기고 쉴 수 있는 '가족휴가제' 도입 방안도 포함됐다.
또 시간제 근로자 등을 위한 '시간제 보육반' 제도, 야간 보육 서비스, 온라인 입소관리 시스템 도입 등도 복지부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주요 업무과제로 소개됐다.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문 장관은 "담배 소송은 복지부도 반대하지 않지만 국민의 건강보험료로 진행되므로 상당한 정도의 승소 확률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며 "청소년 흡연에 대해서는 상당히 강하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고 필요하면 담뱃값 인상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