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업분야 남북경협주도 정혁 박사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김순권 「옥수수 박사」와 함께 농업분야에서 남·북 경협을 주도하고 있는 정혁 「감자 박사」의 대북 경협관이다. 鄭박사는 지난 88년 국내 처음으로 「인공 씨감자」를 개발, 잘 알려진 인물. 그의 희망은 북한에도 씨감자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이달초 북한 농업과학원 초청으로 金박사와 함께 2번째로 방북했다 돌아온 鄭박사는 『씨감자가 북한의 토질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측에 씨감자 기술을 이전키로 합의했고 감자 파종시기인 7~8월에 재방북해 일을 마무리짓고 싶다』며 최근 서해 교전, 북한의 금광산 광광객 억류 사건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鄭박사는 『씨감자를 이용할 경우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10개 품종 100㎏의 씨감자를 북한측에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씨감자는 일반 감자를 쪼개 심는 대신 앵두알 크기의 인공 씨감자를 만들어 파종하는 것. 일반 감자를 씨로 사용할 경우 전체 생산량의 10분의 1을 다음해 다시 종자로 쓰기 위해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낭비가 심하다. 鄭박사는 국내에서 씨감자 생산기술을 ㈜대상에 이전했으며 현재 대상이 제주도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대량 생산, 농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국내 감자 농가의 10% 정도가 씨감자를 이용해 감자를 재배하고 있다. 鄭박사는 남북경협 외에도 큰 야심을 갖고 있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백신을 함유하고 있는 씨감자를 개발하는 것. 현재 콜레라나 부르셀라 같은 돼지나 소의 돌림병을 막을 수 있는 백신 씨감자 시제품을 만든 상태. 그는 『상용 백신 씨감자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도 『백신 씨감자가 완성될 경우 시장 폭발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나 돼지가 백신을 음식 형태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축산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鄭박사는 덧붙였다. 세계 각국을 돌며 150여종의 감자 품종을 모으고 이를 씨감자로 전환시키는 鄭박사의 꿈이 무럭무럭 익어가고 있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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