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커 외환은행장 "HSBC와 매각협상 정상 진행"

"4월말 넘겨도 계약 소멸 안돼"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이 1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SBC와 론스타 간의 매각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는 지난 9월 HSBC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서를 제출한 후 매각 협상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해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인수 무산까지 전망했던 터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웨커 행장은 “HSBC가 내년 1월 말까지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승인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것으로 본다”며 “론스타와 HSBC의 계약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내년은 HSBC의 인수를 통해 외환은행에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 등이 제기한 HSBC의 인수 무산설에 대해 웨커 행장은 “HSBC가 내년 1월 말까지 금융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일방의 계약 파기가 가능하고 같은 해 4월 말까지 당국의 승인이 없으면 양방이 파기할 수 있지만 내년 4월 말을 넘긴다고 해서 계약이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행과 론스타가 지난해 본계약 체결 후 100일이 지난 9월에도 계약을 파기하지 않고 11월까지 협상을 지속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내년 4월까지 론스타와 HSBC 간의 외환은행 보유지분 51.02% 양수도 계약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인수 후 HSBC의 경영전략도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웨커 행장은 “HSBC는 외환은행의 상장을 유지하고 브랜드ㆍ해외영업망 유지, 직원 고용보장 등을 약속했다”며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 등과 비교했을 때 HSBC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SBC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그대로 둘 것”이라며 “현재 지점형태로 돼 있는 한국HSBC은행을 법인화해 한국 금융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웨커 행장은 “중국 지점의 현지법인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으로 HSBC가 새로운 대주주가 되면 중국 진출을 공세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계열사가 없는 HSBC가 증권업에 진출할 것이고 이로 인해 증권 관련 사업도 유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여 HSBC와 세부적인 경영전략을 논의했음을 내비쳤다. 이번 웨커 행장의 발언은 금융감독당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웨커 행장은 “(법원 판결 전까지는 매각승인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감독당국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매각과 관련한 결정이 나기를 바란다”고 간접적으로 금융감독당국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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