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의 남성학] 굿 섹스가 주는 자신감

한(限)에서 비롯된 화병은 한국인에게만 있는 질환이다. 화병과 비슷한 화증(火症)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것은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 사도세자의 병세를 언급할 때 자주 나온 말이다. `화 곧 나시면 푸실 데 없사오니`, ` 화증을 덜컥 내오셔와` 같은 표현이 빈번한데 분노나 억울함을 눌러 감추다가 폭발하는 화병은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IMF이후 경제적 곤란과 가정의 위기로 인해 화병 환자가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정신과 치료를 기피하거나 숨기던 풍조가 바뀐 것만 보아도 우리 사회에 화병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이유인지 몰라도 IMF이후 느리게 사는 법이나 명상을 주제로 한 산업이 새롭게 자리잡고 있으며, 틱낫한 스님의 `화(anger)`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세상살이가 힘겹고 각박해 질수록 인간은 미움과 분노, 불안 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불안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단기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따라서 명상을 통해 평상심을 유지하려는 생활태도나 활력 있는 부부관계로 힘겨운 일상을 헤쳐갈 것을 권유하고 싶다. 과학적으로도 즐거운 성생활은 불안이나 고통, 초조함을 감소시켜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특히 여성은 사랑하는 남성을 만나면 갑자기 미인이 된다. 갓 결혼한 신부들의 얼굴에 붉은 홍조가 피어 갑자기 미인이 된 듯한 느낌을 누구나 경험했을 터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 쾌감을 느낀다. 섹스를 할 때, 상대의 자극을 받아들여 자신의 두뇌에 이미지를 만들면서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뇌 속에서 쾌감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과 베타 엔도르핀이라는 쾌감물질이 대량으로 나와 자율신경이 활성화되어 혈액순환과 호르몬 분비, 내장의 활동이 좋아진다. 이에 따라 외모에 활기가 넘치게 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피부에 윤이 나고 혈색이 살아난다. 입술은 촉촉해지고 눈빛도 생기를 띠게 된다. 남성들도 굿 섹스를 통해 자신감과 심리적 안정감 얻는다. 세상이 힘겨울수록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부간의 활기찬 성생활과 금슬은 삶의 버팀목인 것이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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