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자금조달·대표 자주 바뀌면 퇴출 가능성 크다

상장폐지 징후 39개사 분석


공모보다는 사모나 소액공모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대표이사가 자주 바뀌는 상장사가 증시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장폐지 징후를 보이는 기업 39개사(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 23개사, 관리종목 신규 지정 기업 16개사)를 분석한 결과 △사모·소액공모 급증 △최대주주·대표이사 변경 △타법인출자, 목적사업 변경 △감사의견 부적정 등의 특징이 공통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39개사는 지난해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 금액이 2012년(1조6,883억원)에 비해 69% 줄었지만 같은 기간 사모로 조달한 금액은 1,699억원에서 4,574억원으로 269% 늘어났다. 소액공모 금액도 2012년(65억원)보다 185% 늘어난 120억원이었다.

상장폐지 징후를 보인 기업들은 최대주주 또는 대표이사 변경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이들 기업 가운데 23개사(59%)의 최대주주가 변경돼 전체 상장사의 최대주주 변경비율(21.8%)보다 37.2% 높았다. 39개사 가운데 대표이사가 바뀐 업체는 21개사(53.8%)였고 대표이사가 두 번 이상 변경된 업체도 11개사(28.3%)로 집계됐다.

타법인출자나 목적사업 변경도 잦았다. 22개사(56.4%)가 타법인출자 등을 통해 목적사업을 추가·변경했고 11개사는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업종을 새로운 사업 분야에 넣었다. 코스닥 상장사(72%)의 목적사업 변경비율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28.6%)보다 높았다.

감사의견에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언급된 기업들도 34개사(87%)나 됐다. 19개사는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기재됐고 15개사는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나왔지만 특기사항으로 기업이 계속성이 불확실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 5개사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또는 우발채무 등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재룡 금감원 기업공시국장은 "일반투자자는 신규 사업 진출과 타법인투자 등이 잦은 회사에 대해 경영 지속 가능성 등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상장폐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피하려면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의 특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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