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각광을 덜 받은 원인

제2보(15~30)


사토루는 후배 기사들에게도 평판이 아주 좋다. 성품이 싹싹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가 뛰어난 까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바둑에 대한 열정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재능면에서는 당대의 어는 고수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공통적인 평가이다. 그가 재능에 비해 각광을 덜 받게 된 원인은 바로 앞세대인 조치훈과 고바야시 고이치의 위세 때문이다. 사카다에서 린하이펑에게로 명인 타이틀이 전수된 이후로 린하이펑 옆에는 오타케와 이시다가 즉시 따라붙었고 그 다음에는 다케미야와 가토가 타이틀을 다투는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기단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한 기사가 조치훈과 고이치였다. 이 두 사람이 워낙 막강하여 각각 빅스리 타이틀을 장기 보유하는 사이에 그 다음 세대가 채 피어나지 못한 채 시들기 시작한 것이다. 흑19까지는 이렇게 될 자리였고 그 다음이 어렵다. 장쉬는 백20을 치르는 길을 선택했는데 이것이 다소 빨랐다. 작전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백22로는 참고도1의 백1로 좌하귀를 굳혀야 마땅하다. 그래야 실전보 백20이 지닌 뒷맛을 극대화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흑2 이하 흑4까지 되고 나면 흑은 사방이 깨끗하게 정비된 모양인데 백진에는 흑A의 침입수가 남아 이 코스는 백의 불만이다. 백24도 조금 이상했다. 흑25가 강수. 장쉬는 참고도2의 백1이하 7로 두고 백A를 노릴 예정이었으나 흑8로 선제공격당하면 백이 먼저 곤란에 빠진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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