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의 국제회계기준 바로알기] 13. 재무상태표

필수항목 이외 자유롭게 정보 분류 가능
유동·비유동자산 표시 순서 제한도 없어

재무상태표는 말 그대로 한 보고시점에 기업의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보고서이다. 재무상태표는 먼저 기업이 현재 보유(투자)하고 있는 자산으로부터 시작된다. 자산은 미래 돈을 벌어들일 자원으로, 기업의 미래 수익은 그러한 자산에서 나오게 된다. 기업의 자산은 경영자가 보유하는 무기에 비유해 볼 수 있다. 경영자가 나중에 승전고를 울릴지, 어떤 전과를 보고할 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무기(이를테면, 첨단무기인지 재래식 무기인지)를 갖고 있느냐를 살펴야 한다. 기업의 자산이 어떠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 알 수 있도록 소분류를 하여 표시하는데 국제회계기준은 종전 기준과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종전에는 기업들이 대부분 표준적으로 제시된 소분류에 따랐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몇몇 필수항목만은 반드시 표시해야 하지만 그밖에는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에서의 해당 항목의 성격이나 기능에 따라 이용자의 목적에 가장 유용하도록 정보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한 원칙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많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자산을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나누어 표시한다. 유동자산은 1년 내 써먹을(또는 영업주기내 실현될) 수 있는 자산이다. 비유동자산은 1년 이상 가는 자산이다. 종전에는 항상 유동자산이 먼저 표시되고 비유동자산은 나중에 표시됐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에서는 그러한 제한이 없고 기업의 사업특성이나 자산의 중요도 등을 고려하여 비유동자산을 먼저 표시하거나 이분법이 아니라 전체를 유동성 순서로 표시할 수도 있다. 또 각각 분류된 자산 항목들은 원가, 즉 사올 때 가격을 기준으로 표시된 것이 있는가 하면, 공정가치, 즉 보고시점 현재의 시가 등으로 재평가된 금액으로 표시된 항목도 있다.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종전보다 공정가치로 표시되는 항목들이 늘어나게 된다. 주석에서 설명하는 내용도 주의 깊게 살펴야 제대로 재무제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무상태표에 표시되는 부채는 현 보고시점에서 기업이 안고 있는 의무로서 그 이행을 위해 미래 기업의 자원을 희생하여 할 항목이다. 부채도 자산과 유사한 원칙으로 분류하여 표시한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잔액이 자본으로 표시되며, 곧 주주의 몫을 의미한다. 자본은 주주 자격으로 납입(증자 등)하거나 찾아간(감자 등) 자본거래 누적부분과, 경영성과인 이익누적 부분으로 나누어 표시된다. 그러므로 자산과 부채와는 달리, 자본에는 그 기업의 과거 역사가 깃들어 있다. 따라서 자본을 보면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팁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