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도 급팽창

2월 MMF 8兆6,000억 증가등 영향 '광의통화' 5년만에 최고
한은, 정부와 금리정책 공조할지 주목


시중유동성이 물가 오름세만큼 파죽지세로 급팽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시인한 대로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과잉유동성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가만으로도 벅찬 한국은행이 유동성 문제까지 떠안게 돼 총선 이후 정부와의 금리정책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각종 통화ㆍ유동성 지표들이 5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년 미만의 정기 예ㆍ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이는 전달 12.5%보다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 2003년 1월(13.9%)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이상의 정기 예ㆍ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도 전달 11.4%에서 11.6%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전체 광의유동성(L) 증가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3.2%로 2003년 1월(1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유동성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기업 및 가계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년 미만의 정기예ㆍ적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2년 미만의 정기예ㆍ적금은 은행들이 수신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전달 17조5,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에도 8조3,000억원 늘어났다. 요구불예금이 전달 7조4,000억원 감소에서 2월 중 1,000억원 증가했고 수시입출금식 예금도 9조7,000억원 감소에서 2조원 증가로 전환하는 등 결제성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시중 유동성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머니마켓펀드(MMF)는 기업들이 여유자금을 운용함에 따라 전달 6조8,000억원에 이어 8조6,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타 금융기관 상품도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중심으로 6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는 한편 수신 확대에도 열을 올리면서 유동성 증가폭도 확대됐다”며 “유동성 증가는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3월 중 광의통화 증가율과 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율은 2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13%대 중반과 11% 후반으로 각각 추정돼 시중유동성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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