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청년. 한 학기를 늦추면서까지 학점 4.0, 토익 880점 등 스펙을 쌓았지만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다.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 3년내 2배
#사례2. 지난 2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입사한 청년. 6개월간 한국형 도제훈련으로 불리는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했다. 소프트웨어엔지니어 맞춤형 실무훈련과 이론교육을 최고의 기업현장교사로부터 받고 평가를 통해 2년제 대학 출신도 한 번에 도달하기 쉽지 않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레벨3에 해당하는 수료증을 정부와 소프트웨어산업협회로부터 받았다. 이제 전문학사 수준의 근로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고 대학의 계약학과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일을 하면서 현장중심 능력을 꾸준히 개발해 기술 분야의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일에 매진하는 중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형 도제훈련 과정을 마친 20세 청년의 이야기다.
청년들의 취업상황은 어렵다. 익숙한 사례1처럼 청년들은 취업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또 취업해도 재교육에는 1인당 약 6,000만원(한국경총 조사)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취업이 늦으니 결혼과 출산도 늦어진다.
청년 일자리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실용 기술'로 나름의 해법을 찾은 사례가 있다. 지난해 상반기 청년고용률(15∼24세)은 우리나라의 경우 23.8%인데 반해 스위스는 61.9%, 독일은 46.5%다. 그들만의 독특한 도제훈련시스템 덕분이다. 도제훈련시스템은 2012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핵심 어젠다로 채택됐고 미국의 경우 지난 7월에 백악관 정상회의 안건으로 채택한 데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제훈련 기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경우 세계적인 금융그룹 UBS의 최고경영자(세르지오 에르모티)와 스위스경제연합회장(하인츠 카러) 등이 도제식 직업학교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는 각국의 강점과 시대적 흐름을 감안해 핵심 청년고용정책으로 한국형 도제훈련인 일·학습병행제도를 마련했다. 바로 사례2다. 청년들이 일찍 노동시장에 진입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인 학력 위주를 능력중심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산업현장 업무를 800개 정도의 직무능력으로 분석하고 산업계의 인력수요를 토대로 맞춤 교육훈련(기업현장훈련+공동훈련 또는 대학위탁교육)을 실시해 산업계가 평가한다. 참여자에게는 임금이나 승진 등에서 학력취득자와 동등 대우를 한다. 참여 기업에는 병역특례업체 우선 선정권도 주고 군대 문제에 직면한 청년은 군 기술병으로 복무하는 맞춤특기병 입대 혜택을 활용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
능력중시 문화 확산 앞장설 것
올해 1,000개 기업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이미 2,000여개를 넘을 정도로 기업들의 반응이 뜨겁다. 앞으로 정부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특성화고 재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해 2017년까지 1만개 참여기업과 7만명의 청년이 혜택을 누리게 할 것이다.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대·중소상생 일·학습병행제 모델도 확산시킨다. 기업에는 기업소득 환류세 등 세제혜택과 훈련비·인건비 등 비용을 지원한다. 또 지역 HRD위원회를 중심으로 도제특구를 지정해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 지원도 받게 된다.
청년·근로자와 기업이 함께 노력한다면 2017년 7만여명이 넘는 청년들이 미리 일자리를 준비하고 바로 노동시장에 진입한다. 청년들의 취업패턴이 크게 바뀌면서 우리 사회는 학벌보다 능력이 먼저인 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청년들의 거침없는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