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이 11일 농협유통과 손잡고 할인점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공격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양사는 조만간 법인을 설립하고 신개념 할인점 `하나로ㆍ현대클럽(가칭)'을 열예정이다.
할인점 후발 주자로서 양사는 각자의 강점인 의류.잡화(현대백화점), 식품(농협유통)을 합친 복합 할인매장으로 기존업체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롯데, 신세계와 함께 백화점 `빅3'로 불리면서도 유일하게 할인점이 없어 이번 제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백화점 성장세가 한 풀 꺽이면서 백화점만으로는 성장에한계가 있다고 보고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꾸준히 모색해왔다.
현대백화점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올 2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웃렛을 310억원에 판 데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울산의 패션아웃렛 `메이'를 125억원에 매각했다.
2003년말 3천360명이던 임직원도 2천800명으로 500명 이상(자연감소분 포함) 줄였다.
농협유통은 이번 제휴로 농산물 판매망을 확대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취약했던비식품 분야인 공산품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유통은 전국에 할인점 하나로클럽, 하나로마트 26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농협 제휴로 할인점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할인점 업계 1위인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점들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하나로.현대클럽은 농협보유 부지가 많아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할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현대백화점이 할인점 시장에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할인점은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숙련된 인력, 운영 노하우 등 시스템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이 농협유통과 손을 잡음에 따라 소문만 무성하던 현대백화점의까르푸 인수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상품권 제휴, 제휴카드 발행 등 마케팅 측면에서 제휴를추진해왔으나 양사의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