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탈영병이 접경지역 중국 마을에서 주민 4명을 살해했다가 체포된 사건이 발생, 북중관계에 암초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허룽시 난핑진에서 북한군 탈영병이 민가로 난입해 총을 쏘아 주민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은 사건 당일 중국 당국에 붙잡혀 현재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건 진위 여부를 묻자 "중국은 이미 북한 측에 항의했다"며 "중국 공안 부문이 법에 따라 이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성격의 항의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 외에 더 많은 구체적 정보는 제공할 게 없다"고 말했다.
북중관계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가 들어선 후 '장성택 숙청사건' 등의 영향으로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지난달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행사에 중국 최고 지도부 인사가 참석한 것을 계기로 갈등 양상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둘 사이의 관계가 다시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해 북한 측과 이미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북한 탈영병은 중대범죄자인 만큼 일반 탈북 병사와 달리 신병을 그대로 북한에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난핑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함경북도 무산시와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겨울철에는 강이 얼어 월경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는 북한군 병사나 주민이 재중동포나 중국인 농가로 넘어와 양식과 금품을 훔치고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에도 20대 탈북 남성이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시 이란진의 민가에 침입, 70대 조선족 부부를 살해한 뒤 현금 등을 훔쳐 베이징으로 달아났다가 중국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