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5930)가 1분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다.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지만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자들은 1분기 실적 악화는 그 동안의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오히려 2분기 실적에 더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18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잠시 출렁이기도 했지만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워 전일보다 1만3,000원(4.30%) 오른 31만5,000원을 기록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는 1분기보다는 2분기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전일 미국 시장에서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등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추가매입 검토소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 동안 매도 공세로 일관하던 외국인이 매물을 줄이고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 주가강세로 연결됐다. 전일에 이어 이날도 골드만삭스증권 등 일부 창구를 통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1ㆍ4분기 매출액 9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3,500억원, 당기순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ㆍ4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 10.6% 감소하고 순이익은 26.8%가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실적에 대부분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부진한 영업실적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오히려 하반기 정보기술(IT)경기 회복에 따른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1분기 주당 순이익(EPS)을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2만9,000원 수준이므로 이미 1분기 실적에 따른 악재를 반영했다고 봐야 한다”며 “2분기부터는 영업실적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박스권 매매에 국한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민후식 종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점차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 비중 확대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