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포르투갈에 유동성 공급 지속”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포르투갈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한 것과 관련해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리셰 총재는 7일(현지시간) ECB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50%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힌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고 “자산 담보에 적용하는 최소 등급 조건을 유예하는 특별 조치를 통해 포르투갈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유로국에 유동성을 공급할 때 담보를 요구하면서 ‘투자 적격의 최소 수준’을 갖추도록 규정해왔다. 하지만 그는 그리스 채무 ‘차환’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포르투갈에 유동성을 계속 공급 키로 한 것은 그리스 문제에 대한 ECB의 입장 완화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며 “두 사안이 엄연히 다른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리셰는 “포르투갈의 경우 담보의 등급 여건을 유예하는 것이지만 그리스는 민간 채권단을 차환에 참여시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ECB는 여전히 ‘선별적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 등 외신들은 전세계 대형 은행을 대변하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찰스 달랄라 총재가 이날 로마에서 ECB 및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국 관계자들을 다시 만나 4시간여 논의했으나 그리스 민간 은행 채권단을 차환에 동참시키는 문제를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그리스에 모두 1,100억 유로를 투입해 1차 구제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기 채무는 여전히 걸림돌이라며 민간 채권단이 최소 300억유로 규모의 차환에 응해야 하는데 프랑스가 제안한 70% 차환 방안에 대한 내부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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