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가게부채 '눈덩이'

지금까지는 낮은 금리와 증시호황 덕분에 부채문제가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앞으로 금리가 올라 부채 부담이 급증할 경우 미국이 97년 당시 아시아와 비슷한 경제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미국의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위크 최근호(11월1일자)에 따르면 미국 가계부문의 총부채가 가처분소득의 98%에 달하는 등 미국 사회 전체가 빚더미에 올라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문의 부채는 지난 최근 1년 동안 무려 8%나 늘어났으며, 기업들도 주식매집이나 인수·합병,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면서 이를 위해 막대한 돈을 빌리고 있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설명했다. 특히 치열한 경쟁을 거치고 있는 통신업체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AT&T, MCI월드컴, 벨 아틀랜틱 등 3개사의 장기 부채는 지난 2년 전보다 300억달러(약 360조원)나 증가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니콜러스 리초 사장은 『상반기중 전세계에서 기업 파산때문에 발생한 손실 200억달러 가운데 85%가 미국에서 발생했다』며 『3·4분기중 100억달러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면 91년 경기 침체기 이래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의 경우 직간접적인 부채 규모는 89년 2조4,000억달러에서 최근에는 7조원까지 늘어났다. 또 가계 부문의 빚도 크게 늘어, 내년중 미국의 개인 파산은 올해 대비 8~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증시가 호황을 누리면서 주식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는 사람이 급증,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투자 목적의 개인 부채규모는 5년 전에 비해 3배나 뛰어오른 1,790억달러에 달한다. 빚더미에 올라앉기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를 내면서 이미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총 저축액의 72%에 달하는 돈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에 어떤 충격이 가해질 경우 달러화가 폭락하고 금리가 폭등하면서 97년 아시아보다 조금 약한 수준의 경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싱크탱크인 파이낸셜 마켓 센터의 제인 드 아리스타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대외 채무가 늘어날수록 달러화는 점점 약화 위기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