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박인비 선수의 2일(현지시간) 브리티시 오픈 우승 덕에 7만 명에 가까운 국민은행 고객이 생각지도 않았던 돈을 벌게 됐다. 이들은 내달 박 선수가 프랑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경우 돈을 추가로 벌게 된다. 바로 국민은행의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적금’ 가입자들이 이같은 횡재의 주인공이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적금 가입자 6만7,879명은 이번 박 선수의 우승으로 0.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게 됐다. 지난 1월 출시된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1년만기 2.3%, 2년만기 2.5%, 3년만기 2.8%로 박 선수가 브리티시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경우 각각 0.2%포인트의 추가금리를 받게끔 구성했다. 3년 만기 상품 가입자의 경우 박 선수의 활약에 따라 3.2%의 금리까지 노릴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국민은행의 ‘직장인우대적금’과 ‘e파워자유적금’의 3년만기 상품 금리가 2.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박 선수 관련 상품의 높은 금리를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인비 선수 관련 상품에 가입한 국민은행 고객들은 지금까지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까지 박인비 선수 관련 특판 상품을 세 차례 내놓았지만 모두 우대금리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3년 7월과 8월 각각 판매한 ‘박인비 캘린더그랜드슬램기원예금’과 ‘박인비 캘린더그랜드슬램기원예금Ⅱ’의 경우 출시 열흘도 안돼 3,000억원의 한도가 소진됐지만 박 선수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해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예금’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올해에는 정기예금이 아닌 정기적금 형태로 박 관련 상품을 내놓았으며 상품 판매 마감일인 지난달 29일까지 2,220억원의 예금을 모집했다. 적금 상품의 특성상 가입 잔액이 갈수록 늘어, 관련 상품으로 유입되는 금액만 최대 조 단위에 이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민은행은 박 선수의 우승 덕분에 상당량의 추가 이자 비용을 물게 됐다. 국민은행측은 “매달 납입해야 하는 적금 상품의 특성상 추가적인 이자 부담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수십억원의 이자 비용은 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 선수가 내달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우승할 경우 추가로 지급할 이자비용은 2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