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영남저축銀 수사… 대한전선에 675억 불법대출 포착

경기저축銀 "강력 부인"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어 저축은행 업계 4위인 경기저축은행과 영남저축은행이 대한전선에 675억원의 불법대출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16일 검찰 및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지난 6일 임종욱 대한전선 전 부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경기저축은행과 영남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대출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2008년 11월부터 티엠씨라는 계열사 명의로 300억원씩 두 차례에 걸쳐 모두 6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와 함께 영남저축은행에서도 75억원을 대출받았다.

대한전선은 경기저축은행(9.28%)과 영남저축은행(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2% 이상 주요 주주에 대한 대출을 위배한 것이다.

임 전 부회장은 2007~2008년 대한전선과 지주회사인 삼양금속의 자금 95억원을 임 전 부회장 개인 회사로 빼돌리고 지인에게 대출을 알선해주는 등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경기저축은행과 대한전선은 불법대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기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한전선 관련 건은 2년 전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문제가 돼 이미 대출의 대부분을 회수한 상황"이라며 "대출 당시에도 티엠씨의 대주주인 대한전선을 보고 대출해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전선 역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2010년 티엠씨를 매각했을 뿐 아니라 매각 당시 저축은행 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한국저축은행그룹과 대한전선이 과거에도 부적절한 대출이 문제됐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저축은행과 계열 저축은행 두 곳이 대한전선의 필리핀 세부 리조트 건설과 관련해 총 2,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줬다가 동일인 여신한도 초과로 금감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기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 규모가 2조4,438억원에 달하는 업계 4위의 대형사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2.8% 수준으로 업계 우량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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