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부터 3일간 태릉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올해 전국남녀 종별종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예년 같으면 한 두 개 정도 나오는 대회신기록이 32개의 대회 신기록이 쏟아졌다. 대회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달 16일 리모델링을 마무리한 뒤 벌어진 일이다. 신기록이 양산된 이유 역시 리모델링에 있었다. 핵심은 난방. 얼음 표면 온도는 영하 1도, 선수들이 느끼는 얼음 위 1m 온도는 13도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를 통해 빙질을 최적이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선수들은 최상의 컨디션에서 대회를 치를 수 있다.
이 같은 난방 기술을 선보인 것은 한 중소기업이다. ㈜가인이엔씨가 개발한 복사패널 '선스트립' 기술이 이를 가능케 했다.
태양의 복사열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사람의 어깨에 닿았을 때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천장에 열원을 설치해 복사열을 바닥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실내체육관, 자동차생산라인 등 천장이 높은 실내 난방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가인이엔씨는 가로 234m, 세로 112m, 높이 20~28m의 연면적 2만6,000㎡의 태릉스케이트장 천장에 폭 90㎝, 길이 10~34m의 패널 100개를 3.6m간격으로 설치, 경기장 환경을 최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스피드 스케이트 이상화 선수가 최근 세계신기록을 세운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오벌 등을 이 같은 난방기술을 적용해 얼음 활도를 높이면서 선수들의 실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000년 건립된 태릉 빙상장은 노천 링크에 외벽과 지붕만 씌운 건물로 실내 난방을 위한 설비가 없어 선수들이 몸이 풀리지 않아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휴식 시간에도 담요를 덮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90여억원의 예산으로 지붕, 외벽의 단열과 난방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쳐 스피드, 쇼트트랙, 피겨 등 각 종목 선수들이 한겨울에도 따뜻한 환경에서 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