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 폭풍에 정동영 '중대기로'

경찰 압수수색 저지··· 명단제공 鄭캠프 관계자 체포
李·孫측 "경찰수사에 협조하고 후보 사퇴하라" 압박
鄭측 "경찰과 이해찬측 커넥션···정동영 죽이기 음모"

'명의도용' 폭풍에 정동영 '중대기로' 경찰 명단제공 관계자 체포…鄭측선 압수수색 저지李·孫 "수사에 협조하고 후보 사퇴하라" 압박 나서鄭측, 경찰-李커넥션 가능성·李 금품살포설 제기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경선후보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명의도용의 주도자인 정인훈(45ㆍ여) 서울 종로구의원과 명의도용 명단을 넘겨 준 김영종(34) 서울 열린우리당 종로구지구당 당원협의회 총무가 지난 6일과 7일 각각 구속, 체포된데다가 이들과 정 후보측과의 연관 의혹이 더욱 짙어지면서 경선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들은 정 후보의 외곽조직인 '평화와 경제포럼' 관계자들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특히 정 의원은 경찰진술에서 정 후보측이 캠프 간부직을 제의했다고 진술했다. 또 정 의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명의도용을 실행한 정 의원 아들 박모(19)군 등 대학생 3명도 지난 8월 정 후보 캠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중 한 명은 경찰조사에서 "정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 정씨(정 의원)를 봤는데 처음에는 빈손이었지만 사무실에 들어갔다 나올 때 손에 봉투가 들려 있었다"며 "그 봉투를 가지고 피시(PC)방 앞에까지 같이 와서 정씨한테 명단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위기탈출 쉽지 않은 정 후보=정 후보측은 이들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의 수사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시도했던 서울 여의도 정 후보 캠프사무실 압수수색이 정 후보측 캠프 관계자들의 저지로 실패했지만 수사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차 압수수색을 강행할 수도 있다. 이해찬ㆍ손학규 대통합신당 경선후보측은 "정 후보가 수색영장을 받아 실시한 경찰의 정당한 공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비난하면서 정 후보의 후보직 사퇴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은 경찰과 이 후보측의 커넥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정동영 죽이기 음모'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이택순 경찰청장이 이 후보의 용산고 후배인 점 등을 거론하면서 "이 후보가 사실상 경찰수사를 지휘하고 있다"라는 주장이다. 정 후보측은 또 "지난 9월 30일 부산 경선에서 이 후보가 현금 1만원씩을 유권자에게 주고 차량을 동원해 투표소로 데려갔다"며 금품살포설을 제기했다. 정 후보측은 또 손 후보측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명의를, 이 후보측이 차의환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의 명의를 도용했다면서 검찰수사 의뢰를 주장했다. ◇경선 판 깨질 가능성 배제 못해=당 관계자들은 이 같은 명의도용 사건을 둘러싼 후보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경선 판이 깨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손 후보는 탈당 전력 등으로 인해 경선불참 등에 대해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판세에 따라선 경선결과에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측 역시 원칙적으로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불법ㆍ부정선거가 재발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 역시 경쟁주자들이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극단의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 다만 정 후보는 성급히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경찰 수사결과의 추이를 보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7/10/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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