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빨리 조직을 안정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속전속결로 조직개편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슬림화이지만 일선 영업점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진행할 생각이 없습니다."
김장학(사진) 신임 광주은행장은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날 단행한 조직개편의 배경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김 행장은 지난 6일 취임하자마자 메스를 꺼내들고 광주은행 체질 개선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사업부제를 전략집중형 조직체계로 개편하고 기존 10개 본부, 33개 부서, 4개 팀을 7개 본부, 25개 부서, 1개 팀으로 축소했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기업고객부와 기관고객부ㆍ개인고객부가 영업지원부 한 곳으로 통합된다.
김 행장은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광주은행만 사업부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부행장급 5명 가운데 4명과 본부장급 13명 가운데 5명 등 18명의 임원을 교체한 인사에 대해서 김 행장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했다"고 말하면서도 영업점 직원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자점포의 직원들은 재배치를 통해 함께 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아울러 공정한 인사를 통해 영업점에서 노력하는 직원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서 '작지만 강한은행, 지방은행계의 히든 챔피언'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김 행장은 지역에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광주와 전남 지역에 100개 이상의 기업체를 보유한 산업단지가 여덟 곳에 달하는데 이곳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내에서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의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해놓기 전까지는 수도권 영업점 확대나 해외 진출 계획이 없다"며 내실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광주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는 "광주은행에 도움이 되는 인수후보자가 예비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광주은행의 지역환원 요구에 대해서는 "지역 자본으로 설립된 것이 지역은행이기 때문에 지역환원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지방은행 인수시 산업자본 인정비율을 15%로 제한하고 있는 규정상, 컨소시엄을 어떻게 짜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내년 5월 광주은행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김 행장의 거취 역시 불투명하지만 김 행장은 "임기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며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광주은행의 발전을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