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B형간염 신약 개발 청신호

한광협 교수팀 2차 임상서 LG생명과학 신약후보물질 내약성 등 확인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국산 B형간염 신약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교수팀은 LG생명과학의 B형간염 신약 후보물질 'LB80380'의 2상 임상시험(사람을 대상으로 한 2단계 시험) 결과 기존 B형간염 치료제인 라미부딘에 내성(바이러스가 특정 약물에 저항력을 갖는 것)을 보이는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서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 바이러스 억제력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초의 만성 B형간염 치료성분인 라미부딘은 지난 1998년 사용허가를 받은 이후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돼왔다. 이후 아데포비어(2002년)와 엔테카비어(2005년), 텔비부딘(2006년), 테노포비어(2008년) 등 여러 약물들이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로 5년 이상 치료한 환자 중 각각 80%, 20~29%에서 내성이 보고돼 치료효과가 떨어져 다른 신약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 교수는 "이번에 홍콩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라미부딘에 내성이 있는 65명의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 'LB80380'을 12주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한 결과 투여 용량에 비례해 B형간염 바이러스 DNA 수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LB80380'의 장기적 효과가 입증되면 라미부딘 내성 환자뿐만 아니라 B형간염 환자들의 첫 치료제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존 만성 B형간염 치료제에 비해 더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력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한편 이번 내용을 담은 논문은 지난 1월 미국간학회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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