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보기를 돌같이… 박인비 나비스코 퀸 찜

나비스코 챔피언십 3R
22홀 '노 보기' 신들린 퍼트… 12언더파 3타차 단독 선두
호수의 여인·메이저 2승 눈앞… 신지애·박희영·유소연 11위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감 넘치는 플레이. 박인비(25) 골프의 강점이다.

박인비가 좀처럼 보기를 범하지 않는 안정적인 샷을 앞세워 여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정상에 바짝 다가섰다.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ㆍ6,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박인비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2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였던 그는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다. 2위 리젯 살라스(미국ㆍ9언더파)와의 격차는 전날 1타에서 3타로 더 벌렸다.

이로써 지난해 유선영(27)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한국 선수가 '호수의 여인'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우승자가 18번홀 옆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가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는 대회다.

2008년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최종라운드까지 순위표 맨 윗줄을 지켜내면 메이저대회 2승째를 거두게 된다. 201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한 그는 올해도 2월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일찌감치 1승을 올렸다.

이날 박인비는 가장 긴 거리의 파 퍼트가 1m를 넘지 않았을 정도로 깔끔하게 3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사흘 동안 보기를 단 2개로 묶었고 2라운드 15번홀부터는 22홀 연속 '노 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1번(파4)과 5번홀(파3)에서 7~8m 정도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상승세를 탔고 10번홀(파4)에서는 10m 남짓한 버디 퍼트까지 집어넣었다. 12번(파4)과 17번홀(파3)에서 만든 2m와 1m 버디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세계랭킹 4위인 박인비는 "최종 퍼트 감각이 좋았다"면서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정말 우승하고 싶은 대회이고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 역시 특별하다"고 말했다.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3위(6언더파) 그룹에는 베테랑 카리 웹(호주)과 안젤라 스탠퍼드, 제시카 코르다(이상 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 6명이 몰렸다.

신지애(25ㆍ미래에셋)는 박희영(26), 유소연(23ㆍ이상 하나금융그룹) 등과 함께 공동 11위(4언더파)에 올랐다. 첫날 공동 선두에 나섰던 최나연(26ㆍSK텔레콤)은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재미교포 미셸 위와 나란히 공동 23위(1언더파)에 자리했다. 통산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한 박세리와 세계 2위 청야니(대만)는 공동 30위(이븐파),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6)는 공동 39위(1오버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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