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많이 한다.
당초는 드러나면 스캔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로맨스로 끝나는 남녀간의 불륜에서 비롯된 말일 것이다.
로비의 경우도 불륜과 같이 그 은밀한 속성 때문에 드러나면 스캔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로맨스로 끝나는 경우이다. 숨겨졌던 의혹들이 드러나도 끝까지 부인하는 게 로비스트의 세계이다.
최근 들어 지도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자기 탓으로 돌려 책임을 지는 경우는 보기 드물어진 것 같다. 옛날에는 지도자들이 책임을 지고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 국민들도 그런대로 용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잘못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책임지는 풍토가 사라졌다. 우리 모두가 잘못을 아는데도 자기만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온갖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왔다. 얼마 전에 있었던 국회의 인사 청문회에서도 몇몇 인사들의 여러 문제들이 지적됐는데도 본의 아닌 실수라고 변명을 늘어놓고 처음 의도된 대로 장관에 임명되는 것을 보면서 두 얼굴의 사나이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ㆍ영국 같았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또 우리의 인권단체나 인권위원회가 국내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에 있었던 일까지 일일이 들춰내고 조사해 잘못을 소리 높여 외쳐대면서 굶주림 속에서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생활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큰 아들은 미국 로펌에 다니고 작은 아들은 카투사로 군복무를 마쳤는데도 자신은 ‘반미의 화신’인 양 행세하고 엉뚱한 주장을 하면서 학문적 양심을 내세우는 국내 모 교수의 경우는 위선의 극치가 아닌가 한다.
필자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매일매일 잘못을 저지르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풍토가 우리 사회에 정착돼야, 특히 지도자들이 솔선수범을 보여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살맛 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남의 탓을 하지 말고 내 탓을 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로맨스는 로맨스고, 스캔들은 스캔들이기 때문이다. 스캔들이 로맨스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한창 젊은 층에 있기 있는 유명 개그맨의 “그까이거 대충…”하는 유행어가 머릿속을 계속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