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관을 택배에 빗대어 모독한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 양모(20)씨에 대해 법원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법원은 당초 검찰이 공소한 사자명예훼손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지난달 공소장 변경을 통해 추가된 모욕죄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5형사단독 조은경 판사는 19일 “피고인이 게시한 합성사진과 글의 종합적인 내용, 이 사건 무렵 피고인이 참고했을 것으로 보이는 일베 게시판의 다른 게시물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은 사진 합성을 통해 피해자의 모습을 왜곡·희화화함으로써 피해자를 모욕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 판사는 “하지만 피고인이 합성 사진을 희화적인 묘사나 풍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한 점,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관을 택배물건에 비유한 점 등을 미뤄볼때 사실 적시를 전제로 하는 사자명예훼손 등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서부지원 제32호 법정에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관련 단체 회원·유가족 40여명이 찾아 재판을 지켜봤다.
5·18구속부상자회 양희승 회장은 “피고인의 행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큰 상처를 남겼다”며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회원·유가족 등은 “명예훼손에 대해선 무죄로 나와 가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등의 반응도 보였다.
작년 10월 광주지검 공안부는 일베에 5·18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는 합성 게시물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대구지역 대학생 양씨를 기소했다.
이어 광주지법은 “거주지인 대구로 관할지를 옮겨달라”는 피고인 요청에 따라 해당 사건을 대구지법 서부지원으로 이송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