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전/선진국 금융기관] 월가 금융정보 시장

금융산업에서 정보는 곧 돈이다. 뉴욕 월가에서 벌어지는 또하나의 격전장은 금융정보 시장이다. 미국의 금융정보시장 규모는 70억 달러로 추산된다. 미국 중심의 블룸버그 뉴스와 브리지 인포메이션 시스템스(BIS), 전세계 금융정보를 포괄하고 있는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금융정보산업의 선두주자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로이터 통신이다. 로이터는 98년 기준으로 금융정보 시스템과 뉴스·사진 서비스를 전세계에 보급, 총 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로이터를 따라붙고 있는 회사는 창업 18년째인 신생 블룸버그로 지난해 매출은 15억 달러, 순이익은 2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월 스트리트 저널을 펴내고 있는 다우 존스사는 텔레레이트라는 금융정보서비스회사를 운영했으나, 누적 적자를 해소하지 못해 지난해 헐값에 가까운 10억 달러에 정보회사를 BIS에 매각했다. 뉴욕 월가의 투자회사들에겐 블룸버그 뉴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데이터를 잘 분석해 그래프화하고, 미국은 물론 각국의 금융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스는 채권 전문가였던 마이클 블룸버그씨(57)가 지난 81년 살로먼 브러더스에서 불명예스럽게 해고 통지를 받은 후 사재를 정리, 창업한 회사다. 그는 채권 트레이더들에게 은밀하게 교환되던 금융정보를 데이터화하고 그래프화해서 트레이더들에게 전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후 91년에 뉴스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어 라디오·케이블 TV·잡지·전화 서비스·팜플렛 등으로 다각화했다. TV와 라디오는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지만, 블룸버그의 브랜드를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월가 최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사가 블룸버그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직원은 5,000명이고 기자만도 전세계에 700명에 이른다. 금융정보산업은 안팎의 시련에 시달리고 있다. 야후·CNN 인터넷·마켓워치 컴 등 인터넷 서비스가 최근 급격히 정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또 월가 투자회사들이 자체 정보망을 확대, 중소 브로커회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여서, 국제 금융가의 정보 서비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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