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신흥국 위기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한반도 긴장마저 고조된 탓이다.
23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것에 따르면 지난 21일로 끝난 닷새 동안 아이셰어즈 MSCI 한국 캡트 ETF에서 1억9,540만달러(2,333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 2000년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출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 대형주의 비중이 높은 이 ETF의 자산은 모두 31억달러(3조7,000억원)에 이른다. 지난주 뉴욕시장에서 이 ETF는 한때 45.67달러까지 떨어져 거의 4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 고점대비 27%나 떨어진 것이다.
R-스퀘어드 매크로매니지먼트의 안쿠르 파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를 통해 한국이 북한과의 긴장 상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 중국의 경기둔화를 견뎌낼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부터 한국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좌우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접촉이 지난 22일 이후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마킷에 따르면 한국 ETF에 대한 하락 베팅은 지난 한 달 사이 세배나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