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조 틀 확인…일단 시장에 긍정적"

외국인 매수세 둔화 전망에 대해선 시각차 팽팽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움직임을 자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암초’로 여겨졌던 환율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조의 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일단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이어온 달러약세 기조의 변화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유입 둔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 결과 가운데서도 특히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율 문제 합의에 가장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그 동안 글로벌 경제의 ‘잠재적 암초’로 여겨졌던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어느 종식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의 부정적 예상과 달리 미국과 중국이 합의점에 도달하고 선진국들이 환율문제와 관련해 공동 성명을 냈다는 것 자체가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수의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통해 앞으로 달러약세 기조가 진정되고 원화의 상대적 강세 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보기술(IT)ㆍ자동차 등 국내 수출주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이 위안화 절상, 또는 그에 버금가는 정책변화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져 중국내수소비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다만 달러약세 완화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둔화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쉽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입장에선 “자국경제가 우선인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단기에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국제 공조의 틀을 확인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이나 합의 내용이 원론적 수준에 그쳐 각국이 곧바로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미국의 경우 현재 자국의 경기부양이 최우선인 상황이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1ㆍ4분기까진 양적완화 정책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강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력팀장은 “현재 시장에서는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할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1조달러 수준까지 예상하고 있는데 실제 그 규모가 이에 미치지 못하면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올 연말까진 주식ㆍ채권시장 모두 외국인 매수강도가 지금 보다 약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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