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배도 없는데 경찰만 북적일 듯

경찰의 총 정원 늘리기 위해 ‘운하 경찰대’ 창설 서두른다는 시각도


한강과 서해를 잇는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ㆍ사진)의 개통 초기에 경찰의 행정력 낭비가 우려된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오는 24일 아라뱃길 해양경찰대를 발족하고 김포ㆍ청라ㆍ여의파출소 등 3개 파출소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해경은 김포파출소에 15명, 청라와 여의파출소에 각각 10명씩 모두 35명을 배치, 선박교통 관리와 수난사고 예방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3개 파출소에는 고속제트보트 5척과 수상오토바이 5대도 배치될 계획이다. 인천지방경찰청도 내달 3일께 경정급 대장을 비롯해 모두 21명으로 구성된 아라뱃길 경찰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인천경찰청 아라뱃길 경찰대는 고속정 2척을 갖추고 인명구조, 선상 검문검색, 시신 인양 등의 업무를 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경인운하의 개통 초기, 선박 운항수요가 당초 전망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다한 인력 투입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 운항이 확정된 선박은 오는 29일 취항하는 유람선 1척이 유일하다. 수자원공사는 이달부터 부산과 중국 칭다오 등 10개 도시를 오가는 화물선과 여객선 18척이 운항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기반시설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선박들의 본격적인 운항 시기는 상당 시일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자 일각에서는 경찰이 정원 증원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위해 서둘러 운하 경찰대를 창설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인천경찰청과 해경은 현재까지 운하 경찰대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대원들은 타 부서에서 차출됐다. 이와 함께 육상경찰과 해양경찰이 동시에 운하 경찰대를 창설하면서 관할권 다툼과 실적 경쟁도 우려되고 있다.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은 업무 분담 조정회의에서 경인운하 수로의 성격을 놓고 상당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경인운하를 내수면으로 간주하고 관할권이 육상경찰에 우선한다고 주장한 반면, 해경은 운하가 해수면과 연계된 수로에 선박이 통항하기 때문에 내수면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상 음주사고, 기름유출 사고 등은 해경이, 해상 강도 등의 범죄는 육상경찰이 담당하는 쪽으로 큰 틀은 잡았지만 여전히 명확한 업무 분장이 마련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근무방식이 3교대이기 때문에 아라뱃길 치안 유지에 투입되는 동시 인원은 6명에 불과하다”며 “아라뱃길 길이가 18km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경찰대 인원이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 역시 “아라뱃길이 일단 열리면 수도권 내 소형보트ㆍ요트 소유주들의 레저활동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해상 사고 예방 활동과 선박 입ㆍ출항 신고 처리 업무 등을 고려할 때 아라뱃길 해양경찰대 발족이 시기상조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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