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참사] 폭격맞은 듯 주인잃은 옷가지만 덩그러니

■ 처참한 현장

대학 신입생 10명이 사망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붕괴 현장은 지붕이 폭삭 내려앉고 철제 빔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그야말로 폭격 현장을 방불케 했다.

사고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인 소방당국은 18일 오전 더이상 매몰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

이날 사고현장은 경찰의 바리케이드 속에 면적 1,205㎡, 높이 10m 규모의 1층 철골 샌드위치 패널 건물지붕이 그대로 주저앉았고 구조물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휘어져 있었다. 또 앙상하게 드러난 건물 뼈대는 붕괴 순간의 충격을 보여주듯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다.

특히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지붕이 체육관 중심 방향으로 'V자' 모양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체육관 가운데 앉아 있던 학생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컸을 것으로 보였다.

체육관 주변에는 학생들의 것으로 보이는 안경과 신발·옷가지 등이 주인을 잃은 채 흩어져 있었다. 체육관 안쪽의 기울어진 벽면에는 '잠시만요, 14학번 안전조심하고 가실게요' 등 오리엔테이션 및 신입생 새 출발을 응원하는 벽보가 곳곳에 붙어 있어 더욱 안타깝게 했다.

중상자 2명을 포함해 부상자 18명은 울산시티병원과 21세기좋은병원·동국대병원·동산병원 등 울산과 경주 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 중이다.

사고현장에서는 하루종일 경북도와 경주시 공무원,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과 상황실을 오가며 사고 수습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정·관계 인사들의 사고 현장 방문도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이 이날 오후2시20분께 현장을 방문해 사고 및 수습 상황을 보고 받고 현장을 둘러봤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13명도 오후3시30분께 사고현장을 찾았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오후7시께 경주시청을 찾아 사고 및 수습 상황을 보고 받고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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