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원장 이종철)이 장기이식 분야에서 감염과 거부반응 등으로 생존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폐 이식에 성공, 국내 의료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관민 교수팀은 19일 희귀질환인 `폐 평활근 이상증식`으로 호흡곤란이 생겨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던 전모(42ㆍ주부ㆍ경기도 분당)씨에게 지난 4월3일 뇌사자의 폐를 이식, 수술 후 50일이 가까워지는 현재까지 합병증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는 수술 35일이 지난 5월7일 퇴원한 상황이다.
이번 이식술은 먼저 수술 전날 오후 8시부터 뇌사자의 좌측 폐를 떼낸 후 자정부터 정상기능을 하지 못했던 환자의 좌측 폐 전체를 제거하고 뇌사자의 폐를 이식했다. 폐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50일이 가까워지는 현재까지 산소호흡기 없이 이식된 폐로 호흡하고 있다. 특히 수술 전 폐활량이 0.45 리터에서 이식 후 1리터로 향상되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김 교수는 “환자의 혈압과 맥박, 호흡 등은 정상적인 활력증상을 보이는 등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폐의 특성상 감염과 면역거부 반응이 높아 수술 후 6개월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만 잘 넘기면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폐 이식은 특성상 호흡으로 인해 이물질과 세균에 항상 노출돼 있어 세균감염의 가능성이 높다. 또 인체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기 때문에 뇌사상태가 길어지면 호흡곤란의 위험이 높고 장기 공여자도 절대 부족해 장기이식 수술 중 가장 힘든 분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폐 이식술은 1996년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 시도한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만 시행됐을 뿐이다. 김 교수는 2000년 7월부터 2년간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폐 이식팀에서 80건의 폐 이식 수술에 참여하며 임상경험을 쌓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