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호를 발사할 경우 미국은 수백억달러를 들여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시스템을 처음으로 실제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AF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AF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북한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MD시스템을 작동하지 않는다면 좋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것이 확인되면 미국이 요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과 관련, 워싱턴타임스(WT)가 20일 미국이 MD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가운데 이 같은 전망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80년대 이후 미사일 공격을 요격할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약 90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해왔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현 MD시스템은 모두 11기의 지상발사용 미사일로 구성돼 있으며 알래스카 포크 그릴리에 9기,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2기가 배치돼 있다.
구상대로라면 이 MD시스템은 조기경보 위성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면 미 이지스함에 설치된 스파이-1 레이더가 이를 표적으로 선택하게 되고,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강력한 레이더가 이를 추적하게 된다.
이와함께 우주공간에 있는 탄두를 탐지.추적해 표적으로 할당하도록 고안된, 해상에 설치된 X-밴드 레이더도 작동하게 되며, 이렇게 얻어진 자료들이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위치한 작전센터의 컴퓨터에 즉시 전달돼 격추방법을 찾아낸 후 요격미사일에 명령을 하달하게 된다.
미국은 지난 2002년 MD시스템 실험에서 마지막으로 성공한 이후 2002년 12월과 2004년, 2005년 3차례는 실패, 그동안 MD사업의 지속여부가 기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미국이 MD시스템을 가동하더라도 미국으로선 발사체가 발사되기까지는 이것이 인공위성인지, 미사일인지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글로벌 시큐리티의 존 파이그 국장은 "기본적으로 인공위성과 ICBM의 차이는 탄두가 있느냐 여부와 발사된 이후 발사체가 날아가는 탄도뿐"이라면서 "그들(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하고 나면, 우리는 몇 분내에 그것이 어떤 탄도를 그리며 날아가냐를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