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물류유통 전문교육기관 없다

2010년 항목별 유망 직업을 살펴보면 물류관리 전문가가 모든 항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임금 수준 4위, 일자리 수요 1위, 안정성 2위, 전문성 5위, 근무 환경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물류산업의 변화에서 발생한 것이며 기업 활동이 글로벌화하면서 교역량과 물동량이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쇼핑을 통한 전자물류로의 확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류유통전문기업의 성장을 불러오게 됐다. 물류유통산업의 성장이 지속되자 기업은 고급인력 채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 물류산업이 첨단화되면서 정보기술 활용 능력을 갖춘 물류 전문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국내 물류 업체의 52.6%가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무관리직과 전문기술직 인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인력 부족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물류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문교육기관이 부족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의 경영학과나 산업공학과의 일부 전공으로 개설되거나 대학원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물류유통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와 투입되는 학생간에는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물류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을 채용한 후, 다시 재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 뿐이다. 눈부시게 물류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박 겉 핥기’식으로 진행되는 오늘날의 교육 현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로 인해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 노력 또한 엄청나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오늘날의 물류산업 현실에 맞는 교육 과정과 물류 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직무 수행에 필요한 인성과 리더십 보강 교육 과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최근에는 정부의 지원 아래 물류유통 관련 학과들이 각 기업과 협약을 맺어 기업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다. 협약을 맺은 기업으로부터 일정 수의 학생 채용을 보장받는 대신 기업에서 요구하는 별도 커리큘럼을 만들어 ‘맞춤형 인력’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기업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되고 더불어 신입사원 채용 비용은 물론 재교육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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