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불안ㆍ유가상승ㆍ환율하락 ‘비상’ 걸린 새해경제

우리 경제가 물가ㆍ유가ㆍ환율이라는 3각파도를 동시에 맞고 있다. 파고도 점점 높아지며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물가ㆍ유가ㆍ환율이라는 3대변수가 좋지 않을 경우 수출기업의 경쟁력하락은 물론 성장동력의 약화까지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경제 운용계획을 다시 짜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업도 새해 경영계획의 수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불안한 물가ㆍ국제유가상승=물가인상요인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농수산품과 설을 앞둔 제수용품은 물론 지난해 임금상승의 영향으로 외식비와 음식료, 이발ㆍ목욕료 등 개인서비스가격이 인상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요금과 등록금 등도 뛸 가능성이 높다. 원유가 상승도 최대복병이다. 작년 10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며 12월중 급등세를 보인 유가는 올들어 더욱 불안하기 그지 없다. 중동 전운과 베네수엘라 파업 장기화 등 호전요인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생산과 수출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원유가 상승이 기업의 원가부담 가중→제품가격인상→수출제품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계대출 억제,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으로 올해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까지 부진하면 우리 경제는 5%대의 성장도 어려울 전망이다. 생산현장에서는 이미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화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의 유가상승이 올초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주요수출품이 가격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도 급상승=환율도 부담이다. 가뜩이나 원가상승으로 힘겨운 기업들로서 원화 절상은 엎친데 덮친 격이다. 물론 환율이 떨어지면 물가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출경쟁력의 약화가 물가하락요인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압도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국내물가불안과 유가상승, 환율하락 등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최악의 경우 성장탄력을 상실하고 물가는 오르는 가운데 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스태그플레이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ㆍ기업 대책부심=기업들은 급변하는 해외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투자를 결정했던 기업들도 유가와 환율 등 추이를 좀 더 지켜본 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 즉 물가안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물가대책 장관회의에서 총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도 단기적으로는 설을 전후한 물가불안을 최소화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미리 대비한다는 장기포석으로 풀이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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